ZERO NATION TERRITORIAL LAB

공국영토연구소

Since 2025

  • 공국영토연구소는 과거 실재했던 공국(0國)의 영토를 회복하고, 공국만의 고유한 토양을 다시 구성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합니다.

    연구소는 공국이 지니고 있던 특수한 형태의 ‘토양’을 과학적·재료학적 관점에서 추적하고, 그것이 오늘날에도 생성 가능하다는 믿음 아래 설립되었습니다.

    공국의 토양은 단순한 지질학적 기반이 아니라, 빛, 물, 숨과 같은 비물질적·유동적 요소들을 통해 구성됩니다. 이 토양은 경계나 소유의 대상이 아닌, 살아가기 위한 기반으로 존재합니다.

    연구소는 현재의 지구에서 관찰되는 물질 변화—예컨대 모래가 압축되어 돌이 되고, 다시 시간이 흐르며 깨지고 부서져 다시 모래로 돌아가는 순환—를 핵심 레퍼런스로 삼습니다. 모래는 고정되지 않은 토양이자 끊임없이 흩어지는 땅이며, 돌은 일시적인 응고이자 미래의 해체를 품은 구조물입니다. 우리는 이 비형태적 토양의 속성을 공국의 영토 구성 원리로 간주하고, 그 생성 조건과 변형 과정을 연구합니다.

    공국영토연구소는 이러한 물질의 움직임 속에서, 발 딛고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땅을 직접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단순한 토지 회복이 아니라, 삶의 기반을 다시 구성하려는 시도입니다.

    공국의 국가 연구는 곧, 우리가 딛고 서는 땅의 형태와 의미를 새롭게 묻는 일입니다.

    연구소는 그 질문으로부터 시작됩니다.

  • 정렬되지 않는 토양을 연구하는 이들을 위한 내면의 지침서

    1. 모든 방향은 잠정적이다.
    공국의 영토에는 위아래, 앞뒤, 중심과 주변이 없다. 연구는 언제나 방향을 유보한 채 시작되어야 한다.

    2. 빛에 의존하지 말 것.
    단일한 광원은 그림자를 만든다. 모든 관측은 복수의 시선으로, 복수의 명암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3. 통합을 시도하지 않는다.
    균열과 충돌은 소멸의 징후가 아닌 구성의 원리다. 다름은 합쳐지기보다, 나란히 놓이거나 겹쳐져야 한다.

    4. 고정된 지질 단위를 사용하지 않는다.
    모래는 돌이 되고, 돌은 다시 모래가 된다. 명칭과 분류는 현상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만 사용될 수 있다.

    5. 깊이와 높이를 계량하지 않는다.
    깊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으며, 돌출되었다고 해서 먼저인 것은 아니다. 지층은 시간의 수직선이 아니다.

    6. 실측은 가능하되, 해석은 비가역적으로 수행할 것.
    공국의 토양은 재현될 수 없으며, 매번 새로운 층위를 가진다. 하나의 실험은 하나의 지층으로만 남아야 한다.

    7. 연대는 목표가 아니라 결과이다.
    연구자들은 함께 있되, 하나가 되지 않는다. 겹침은 가능하되 병합은 필요치 않다.

    8. 이름 짓기를 유예하라.
    지나치게 빠른 명명은 대상의 움직임을 멈춘다. 토양은 관찰되기 전부터 변화 중이다.

Reconstitution of Non-Terrestrial Substrates (RNTS)

지비지구적 토양 재구성 실험

공국 고유의 토양 구조를 되찾기 위한 핵심 연구. 물리적으로 고정되지 않는 기반(빛, 물, 숨)을 ‘토양’으로 정의하고 그것을 실험적으로 구현

Granular Identity Deformation Analysis (GIDA)

입자 정체성 변형 분석 실험

모래와 돌의 순환을 추적하며, 물질의 경계와 그 무너짐을 관찰. 정체성의 물리적 해체를 통한 토양의 재정의.

가두기

‘가두기’는 유동적인 것(물, 빛, 공기 등)을 가두거나 형태를 부여해 고체적 상태로 ‘굳히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물성의 변화(액체 → 고체), 경계의 설정, 또는 공존의 조건을 탐구하는 장치로 확장될 수 있다.

을 가둔 비닐 - 을 가둔 흙

흙을 가둔 물 - 물을 가둔 흙

빛을 가둔 물 - 빛을 가둔 흙

토양 증류 프로토콜

1. 산호 (Coral) – 유동성과 고체화의 공존

산호는 바닷속에서 부유하던 산호충이 석회질 껍데기를 형성하면서 '고정된 형태'로 자리 잡는다. 바다라는 유동적 환경 안에서 석회질 구조물로 굳어지며, 스스로의 ‘틀’을 만들어 다른 생물을 위한 집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2. 굳는 점토와 곰팡이 포자

점토는 물과 섞이면 유동적인 형태를 가지지만, 공기 중에 노출되거나 가열되면 고체화된다. 여기에 곰팡이나 버섯의 포자가 섞이면, 미세 생물이 점토 틈새에 정착해 살아가는 일종의 ‘서식 틀’로서의 점토가 된다. 곰팡이는 고체 표면을 딛고 생기지만 습한 환경이 필요해, "가둠"과 "살아감"이 교차하는 물질이 된다.

3. 해파리 – 젤리 구조의 수분 가두기

해파리는 95% 이상이 물로 구성된 생물로, 수분을 내부에 가두고 외부에 반투명한 젤리 형태의 구조를 형성한다. 형태를 가졌으나 유동적인 성질을 띠며, ‘가둔 물’로서의 상징성이 강하다.

4. 고둥(소라) 껍데기 형성 과정

고둥은 처음엔 연체 상태지만, 자신의 체액에서 칼슘을 추출해 껍데기를 만들어 점차 고체화된 집을 형성한다. 유동적인 유기체가 스스로를 가두기 위한 '고체적 외피'를 만든다는 점에서 1차 가두기의 메타포와 잘 맞는다.

5. 천연 수지(송진)의 화석화 – 호박 (琥珀)

수지는 액체 상태로 나무에서 흘러나오지만, 공기와 반응하며 굳고 수백만 년이 지나면 호박으로 변한다. 이 과정 중 곤충이나 작은 생물이 안에 갇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의 '가둠'은 물질적이면서도 시간적인 봉인 작용을 포함한다.

이 다섯 가지는 "틀을 갖기", "고체화", "공존"이라는 세 가지 개념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수행한다.

Phase Transition Observations in Luminous-Fluidic Grounds (PTOLF)

광유동성 지반의 상전이 관측 실험

빛과 물의 흐름이 물질로 전이되는 조건을 분석. 유동하는 것에서 ‘딛을 수 있는 것’으로 이행하는 경계에 주목.

딛기’는 재료 위에 다른 생명체나 물질이 얹히거나 자리를 잡는 과정을 탐구하는 단계다. ‘딛는다’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 접촉을 넘어서, 생태적 관계나 조형적 층위를 형성하는 행위로 확장될 수 있다.

1. 나무 위의 지의류
: 지의류(lichen)는 나무 껍질, 바위, 혹은 인공 구조물 위에 붙어 자라는 공생 생물입니다. 딛고 있으나 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공기 질을 반영하는 생물학적 센서로도 기능합니다.

2. 조개껍데기 위의 따개비
: 따개비는 단단한 조개껍데기나 암석 위에 부착되어 살아가며, 조개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같은 표면을 '딛고' 공존합니다. 해양 생태계에서 다양한 층위를 형성합니다.

3. 선인장 위에 자라는 기생 식물 (예: 도둑덩굴)
: 물리적으로 딛고 있지만, 생명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존재로서 '딛기'의 착취적 변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4. 콘크리트 벽 틈에 뿌리내린 풀
: 인공 구조물 위를 생명이 점유하는 사례로, 생명력이 강하게 발현된 '딛기'입니다. 토양이 아닌 비토양적 지지체 위의 성장으로서 흥미로운 대비를 형성합니다.

5. 바위 위에 알을 낳는 바닷새 (예: 갈매기)
: 생물학적 생애 주기의 일부가 다른 지지체에 의존하는 예로, 바위는 둥지가 아니지만 임시적인 생명의 터전이 됩니다. '딛기'를 일시적이면서 생태적으로 의미 있는 행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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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으로 만든 물

물로 만든 빛

빛으로 만든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