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 않는 영토를 찾아서
0國

공국 설립 연혁
AD 2025
공국영토연구소 설립
공국 국민 신청 시스템 수립
공국 신문 발간
BC 92049338293
BC 3049579289347
영토 3948배 소멸
개체 3928개로 축소
영토 확보
공국 설립
개체 0259489개 거주
AD 2023
BC 39205948
공국 독립운동 재개
공국 건국 신화 재건
영토 038로 소멸
개체 02로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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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모든 별에서 자리를 잃고 내쫓긴 우리들이 스스로 생명력을 불어넣어 자라게 한 우리의 생활공간이다.
도시, 국가, 행성, 은하계로부터 내쫓긴 우리는, 땅이 필요하다.
내쫓긴 우리는,
차지할 땅을 찾아 나서는 게 아닌, 우리가 살 땅을 새로이 만든다.
모험하지 않고 창조한다.
발굴하지 않고 성장한다.
끝없이 높은 하늘로 올라가며 무한대로 쌓아가는 무한한 높이의 힘.
끝없이 깊은 지하로 내려가며 무한대로 치 닿는 무한한 깊이의 힘.
이 생명의 힘으로 우린 점점 높아지고 깊어진다.
우린 무한히 자라나고, 무한히 깊어질 수 있다.
우리의 성장은 어떤 종류의 경계에게도 침범이라 비난 받지 않는다.
어떤 경계에도 걸리지 않을 우리의 성장을 위해
우린 우리의 토양을 만들고 영토를 만들며 지도를 새롭게 편성한다.
그렇게 우린 우리의 땅을 만든다.
우리의
숨은 물이 되고
물은 빛이 되며
빛은 땅이 된다.
이곳은 제로.
이곳은 숨이며, 물이며, 빛이며,
우리의 땅이다.
이곳의 중력들은 불규칙하다. 울퉁불퉁하다.
이 다중력은 다양한 세기와 크기로 숨들을 끌어당겨 땅을 만들었고, 공동체를 만들었다.
다듬어지지 않은 중력으로 모인 우린,
우리의 크기를 모르고 높이를 모르며, 우리의 위치를 모르고 우리의 속도를 모른다.
우리는 위치와 좌표, 출신과 지역, 크기와 형태를 갖지 않는다.
따라서 우린 어떤 천체나 궤도로부터 지지를 받지도 못하지만 제한이나 침범도 받지 않는다.
균등한 중력과 위치, 좌표를 갖고 생명들의 적응에 맞춰 거리와 높이, 속도가 수치적으로 계산되고 파악되는 기존 천체들과 달리, 이곳은 어떤 것도 측량될 수 없는 빛의 숲이다.
끝없이 자라나고 뿌리내리는 고정된 크기와 모습이 없는 생명들이 모여 수치적 계산이나 줄세우기는 끝없이 무력화된다.
숨으로 만든 물
물로 만든 빛
빛으로 만든 땅은
흙과 돌로 뭉치고 쪼개져 지대와 절벽을 이루고,
그곳에서 생명들은 살고 죽는다.
우리에겐 자신의 색감도, 크기도, 형태도 중요하지 않다.
생존을 위해 우리는 어디로든 이동하고 정착하며 누구와도 공존하고 이별하며 성장하고 퇴색된다. 우리는
어디에나 존재하며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좌표와 수치가 없는 공간, 어떤 곳도 아닌 장소에서 출신이 없는 우리는 불규칙한 중력에 이끌리며 사방팔방, 그 이상의 다양한 방향으로 확산한다.
이로써 우리들은,
우주에 발 디딜 좌표 없는 이 생명들은,
불균형하고 측정되지 않는 중력으로 얽혀 서로의 교차로를 만들어 공간을 형성하고,
그 결과
끝없이 확장하는 공동체적 뭉텅이로서 존재한다.
끝없이 퍼져나가는 빛으로서 존재한다.
끝없이 번져나가는 물로서 존재한다.
끝없이 뿜어나가는 숨으로서 존재한다.
